십 년 동안 777권 읽기, 그리고 그릿 GRIT (2, 끝) reading along

뻔한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만두지 않는 힘. 매일 조금씩 될 때까지.

그릿은 2016년 하반기에 시작한 십 년 동안 777권 읽기 프로젝트의 초반에 읽게 된 책이었다. 계기가 있다면 저자인 앤절라 더크워스의 TED 동영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먼저 접했다. 영상을 반쯤 보고 나서, 홀린 듯 알라딘에 들어가 책을 구매했다. 책 내용은 TED 동영상의 골자와 다를 바가 없으며 핵심적인 이야기만을 반복하고 있다.

핵심만 취하고자 한다면 동영상을 보면 된다. 굳이 책을 살 필요는 없다. 내용은 초등학생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간결하다. 성공에 있어서 꾸준히 하는 집념, 즉 GRIT이 타고난 천재성만큼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이며 GRIT은 작은 일을 끊임없이 완결하는 연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책의 장점은 오래도록 남길 수 있다는 데 있다. 나는 이 책을 2016년 11월에 감명깊게 읽은 후 다시 펼쳐보지 않았다. 나는 중고서점을 곧잘 이용한다. 구매도 많이 하고 판매도 많이 한다. 그런데 펴보지도 않는 책을 갖고 있는 이유는 언젠가 다시 자극을 받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기도 하고, 나를 닮았다면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를 내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기는 무언가에 재능이 없다며 머리를 감싸쥔다면 얇은 공책을 채우는 방법부터 함께 해보고 싶다.

그리고 포스트잇으로 마음에 드는 곳에 표시를 남기면서 읽은 활자의 힘은 목소리의 힘과는 다른 방향으로 마음에 각인이 되는 느낌이었다.

누군가 이 책을 읽을 생각이라면 아래와 같은 3단계를 권하고 싶다.





1. 먼저 TED를 보고 저자의 에너지를 느낀다. 영상에서 한 말은 거의 기억나지 않는데도 앤절라 더크워스의 생동감 넘치는 표정은 우아한 블랙 드레스와 함께 분명히 각인되어 있다.

2. 책을 구매한다. TED의 내용에 보기좋게 살이 붙은,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포함한 여러 이야기들에 푹 빠졌다가 헤어나온다.

3. 무언가 작은 일을 하나라도 시작하고, 끝을 내 본다.



내가 지켜보니까 작가가 꿈이라고 말하지만 첫 단계에서 실패하고 실제로는 희곡 한 편, 책 한 권 쓰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이에 비해, 일단 희곡이나 소설 한 편을 실제로 완성한 사람은 뒤이어 연극으로 상연하거나 책으로 출간하더군요. p79



책에 인용된 우디 앨런의 말이다. 우디 앨런은 또 덧붙여서 <출석만 하면 일단 8할>이라고 한다. 하지만 경험상 그 8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잃어버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점수일 뿐이며, 마무리짓지 않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 같다.

8할은 주어졌다. 남은 2할을 일구어 메꾸는 일은 나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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